2012년 8월 22일, 이승윤이 자연인 김용호를 처음 찾아간 그날.
13년 전 나는 자연인이다 1회를 이야기로 따라가 봅니다.
2012년 8월 22일, 이승윤은 산으로 들어갔습니다
| 출처: 나는 자연인이다 |
지금이야 익숙한 포맷이지만, 그때는 아무도 이 프로그램이 13년을 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.
개그맨 이승윤이 카메라 팀과 함께 찾아간 곳은 인적 드문 깊은 산속이었습니다.
그곳에는 홀로 지내는 자연인 김용호(1936년생) 님이 있었습니다.
| 출처: 나는 자연인이다 |
산길을 한참 오르고서야 만난 김용호 님의 집은, 도착하고 보니 예상보다 훨씬 작았습니다.
딱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크기였습니다.
결국 그날 밤 이승윤은 집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, 종이박스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.
화려한 힐링 프로그램의 시작치고는 꽤나 고단한 첫걸음이었던 셈입니다.
계곡물로 씻어내고, 평상에 마주 앉아
낯선 사람에게 곁을 잘 내주지 않을 법도 한데, 김용호 님은 이승윤을 데리고 계곡으로 향했습니다.
등목, 그러니까 등에 시원한 물을 끼얹으며 몸을 씻는 오래된 방식으로 하루의 더위와 낯섦을 함께 씻어냈습니다.
| 출처: 나는 자연인이다 |
물을 끼얹고 나서야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함도 조금씩 풀렸는지, 평상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.
왜 산으로 들어왔는지, 혼자 지내는 게 힘들지는 않은지, 도시에서의 삶은 어땠는지.
정해진 대본 없이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, 이승윤도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열리는 걸 느꼈다고 훗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.
그리고 등장한 생선 대가리 카레
| 출처: 나는 자연인이다 1회 |
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, 김용호 님은 저녁 준비를 시작했습니다.
그날 상에 오른 메뉴는 다름 아닌 생선 대가리 카레였습니다.
| 출처: 나는 자연인이다 1회 |
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음식 앞에서 이승윤이 지은 표정이, 훗날 인터넷에서 가장 유명한 '나는 자연인이다' 짤이 되었습니다.
당황스러움과 어이없음이 뒤섞인 그 표정 하나가, 이승윤 본인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으로 오래도록 쓰였을 정도입니다.
이승윤은 몇 년 뒤 한 인터뷰에서 이 장면을 직접 언급하며 "1회에 등장해 이슈가 됐던 생선 대가리 카레"라고 회상하기도 했습니다.
[참고: 요즘 방송에는 이런 특이한 음식이 예전만큼 자주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이승윤이 같은 인터뷰에서 전한 이야기입니다.]
그날의 두 사람, 그 후 이야기
시간이 한참 흐른 뒤, **548회 방송(2020년)**에서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.
1회의 주인공이었던 김용호 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.
이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"그때 그 표정, 그 저녁 한 끼가 다시 보니 더 애틋하다"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왔습니다.
이승윤에게도, 시청자에게도 1회는 그저 첫 방송이 아니라 한 사람의 하루와 삶이 고스란히 담긴 기록으로 남게 되었습니다.
[참고: 김용호 님의 세부 생애나 별세 경위 등은 548회 방송 및 관련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며, 그 이상의 개인적인 정보는 확인이 어려워 이 글에 담지 않았습니다.]
13년이 지난 지금, 다시 봐도 좋은 이유
| 출처: 나는 자연인이다 1회 |
낯선 이의 집에서 종이박스를 깔고 자고, 처음 보는 음식 앞에서 당황하고, 그러면서도 평상에 앉아 마음을 나누던 그 하루.
<나는 자연인이다> 1회는 화려하지 않았지만,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.
프로그램의 시작이 궁금하셨던 분이라면, MBN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도 1회를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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